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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충형파해 · 박도술

자형, 같은 글자끼리의 마찰

자형 自刑

박도술

뜻 풀이

자형(自刑)은 같은 지지가 둘 이상 나란히 놓였을 때 스스로를 다그치는 형을 말합니다. 열두 지지 가운데 辰(진)·午(오)·酉(유)·亥(해) 네 글자만 자형으로 칩니다. 子가 둘이거나 寅이 둘인 경우는 자형이라 하지 않으니, 같은 글자가 겹친다고 모두 자형은 아닙니다.

네 글자에만 자형을 붙이는 까닭은 고전마다 설명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형의 짝을 찾지 못한 글자들로 풉니다. 寅巳申과 丑戌未는 삼형을 이루고 子와 卯는 서로 형을 이루는데, 남은 辰午酉亥는 짝이 없어 제 자신과 형을 이룬다는 설명입니다. 그래서 자형은 바깥 상대보다 자기 안의 갈등으로 읽는 경향이 있습니다.

午午는 화기가 넘쳐 조급함과 열기로, 酉酉는 금기가 날카로워 예민함과 완벽주의로 드러나기 쉽습니다. 辰辰은 물을 머금은 습토가 겹쳐 생각이 많고 속을 끓이는 모습으로, 亥亥는 물이 깊어 걱정과 상념이 쌓이는 모습으로 봅니다. 이렇게 글자마다 결이 달라서 자형이라는 이름만으로 한데 묶어 해석하면 곤란합니다.

자형은 대개 큰 사건보다 마음의 습관으로 나타납니다.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할까 염려하며, 한 가지 일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식입니다. 반대로 이 힘을 잘 쓰면 자기 관리와 반복 숙련이 필요한 분야에서 꾸준함으로 결실을 맺습니다. 자형이 있는 분께 저는 완벽보다 꾸준함을 목표로 삼으라고 말씀드리는데, 그 편이 마음의 짐을 덜어 줍니다. 같은 글자가 셋 이상 몰리면 성향이 더 짙어지니 그 점도 함께 봅니다.

사주에서 이렇게 읽는다

자형은 원국에 같은 글자가 두 개 있을 때뿐 아니라, 원국의 글자와 같은 글자가 세운이나 대운으로 들어올 때도 살펴봅니다. 예를 들어 일지가 午인 사람이 午년을 맞으면 그해에는 일이 몰리고 마음이 급해지기 쉽다고 읽습니다. 이럴 때 저는 쉬는 시간을 일정에 먼저 넣으라고 권합니다. 자형이 어느 궁위에 걸렸는지도 중요해서, 일지라면 배우자와 생활 습관, 시지라면 자녀와 노년의 문제로 연결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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