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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 기초 용어 · 박도술

합·충·형·파·해, 글자들이 맺고 부딪치는 이야기

박도술

올해 충이 들었다는 말에 놀라서 찾아오시는 분을 저 박도술은 한 달에도 여러 번 만납니다. 합과 충, 형과 파와 해는 지지 사이의 관계를 부르는 이름일 뿐이며, 무섭기보다 변화의 방향을 알려 주는 표지판에 가깝습니다.

육합, 둘이 만나 하나로 묶이다

육합은 두 지지가 짝을 이루어 묶이는 관계로 여섯 쌍이 있습니다. 子와 丑은 土, 寅과 亥는 木, 卯와 戌은 火, 辰과 酉는 金, 巳와 申은 水로 묶이며, 午와 未는 해와 달의 합이라 하여 화 또는 토로 봅니다.

육합은 사람 사이의 결속, 계약, 혼인처럼 둘이 손을 잡는 일로 자주 나타납니다. 일지와 세운의 지지가 육합을 이루는 해에는 연애나 결혼, 동업 이야기가 오가기 쉽습니다. 다만 묶인다는 것은 움직임이 둔해진다는 뜻도 되어, 꼭 필요한 글자가 합으로 묶이면 제 기능을 못 하기도 합니다.

삼합과 방합, 셋이 모여 큰 세력이 되다

삼합은 세 지지가 모여 한 오행의 강한 세력을 이루는 관계입니다. 申子辰은 水국, 亥卯未는 木국, 寅午戌은 火국, 巳酉丑은 金국을 이룹니다. 가운데 글자인 子, 卯, 午, 酉가 중심을 잡고 나머지 두 글자가 시작과 끝을 맡는 구조입니다.

세 글자 중 두 글자만 있어도 반합이라 하여 일정한 힘을 인정합니다. 원국에 寅과 午가 있는 분에게 戌년이 오면 삼합이 완성되어 그해 불의 기운이 크게 일어나는데, 火가 필요한 분에게는 기세를 얻는 해가 되고 火가 넘치는 분에게는 과열을 조심할 해가 됩니다.

방합은 같은 계절의 세 글자가 모이는 것으로 寅卯辰은 봄의 木, 巳午未는 여름의 火, 申酉戌은 가을의 金, 亥子丑은 겨울의 水입니다. 같은 고향 사람끼리 뭉치는 것처럼 결속이 단단해 삼합보다도 힘이 세다고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육충, 마주 보는 글자의 정면충돌

충은 십이지를 원으로 놓았을 때 정반대 자리에 있는 글자끼리 부딪치는 관계입니다. 子午, 丑未, 寅申, 卯酉, 辰戌, 巳亥의 여섯 쌍이 있으며, 여섯 칸 떨어진 글자끼리 만난다고 기억하시면 됩니다.

충은 움직임과 변화의 신호입니다. 이사, 이직, 여행, 관계의 정리처럼 자리가 바뀌는 사건으로 흔히 나타나며, 정체된 사주에는 오히려 숨통을 틔워 주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寅申충이나 巳亥충처럼 계절의 시작 글자끼리 부딪치면 이동과 사고 수가 강하고, 子午충이나 卯酉충은 감정과 관계의 갈등으로 드러나기 쉽습니다.

辰戌충과 丑未충은 흙끼리의 충이라 붕충이라고도 하며, 속에 든 지장간 창고가 열리는 작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묻혀 있던 재물이나 기회가 드러나는 계기로 읽기도 합니다.

형, 파, 해, 은근히 긁히는 관계

형은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관계입니다. 寅巳申은 은혜를 모르는 형이라 하여 무은지형, 丑戌未는 세력을 믿고 부딪치는 지세지형, 子와 卯는 예를 잃은 무례지형이라 부릅니다. 辰辰, 午午, 酉酉, 亥亥처럼 같은 글자가 겹치는 것은 자형이라 하여 스스로를 괴롭히는 성향으로 봅니다.

형이 강한 사주는 수술, 소송, 규율 같은 칼날의 기운과 가까워서 의료, 법률, 군경 분야에서 그 힘을 오히려 직업으로 쓰는 분이 많습니다. 형을 무조건 흉으로만 보지 않는 이유입니다.

파는 子酉, 午卯, 巳申, 寅亥, 辰丑, 戌未의 여섯 쌍으로 일이 깨지거나 어긋나는 작용을, 해는 子未, 丑午, 寅巳, 卯辰, 申亥, 酉戌의 여섯 쌍으로 은근한 방해와 서운함을 뜻합니다. 둘 다 합이나 충에 비하면 힘이 약해 보조적인 신호로 읽습니다.

천간의 합충과 지지의 합충

천간에도 합과 충이 있지만 그 성격은 지지와 조금 다릅니다. 천간의 합충은 생각과 마음, 겉으로 드러나는 일에서 먼저 나타나고, 지지의 합충은 생활 환경과 몸, 실제로 벌어지는 사건에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지의 충이 체감상 더 크게 느껴집니다.

천간과 지지가 동시에 부딪치는 것을 천충지충이라 합니다. 일주가 甲子인 분이 庚午년을 만나면 천간에서는 甲庚충, 지지에서는 子午충이 함께 일어나 그해 생활과 마음이 한꺼번에 크게 흔들리기 쉽습니다. 반대로 천간과 지지가 함께 합을 이루는 천합지합은 깊은 인연이나 굳은 약속으로 드러나는 일이 많습니다.

합과 충은 원국 안에서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대운, 세운과의 관계에서 끊임없이 새로 생깁니다. 타고난 원국에 충이 없어도 운에서 충이 들어서는 해가 있고, 원국의 충이 운의 합으로 잠시 풀리는 해도 있어 매년 판이 다시 짜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러 관계가 겹칠 때 읽는 순서

실제 원국에서는 한 글자가 합과 충에 동시에 걸리는 일이 흔합니다. 이때는 대체로 방합과 삼합이 가장 힘이 세고, 그다음이 충, 육합, 형의 순서이며 파와 해는 가장 약하다고 보고 저울질합니다. 합이 충을 풀어 주기도 하고 충이 합을 깨뜨리기도 합니다.

자리도 중요합니다. 일지가 관계에 걸리면 나와 배우자의 생활에, 월지는 직업과 사회 환경에, 연지는 집안과 바깥 배경에, 시지는 자녀와 노후에 그 작용이 드러난다고 읽습니다.

내 원국의 지지끼리, 그리고 올해의 세운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는 사주 풀이 화면에 출생 정보를 넣으시면 합과 충을 한눈에 표시해 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충이 든 해에는 큰일이 생기나요?

충은 변화가 생긴다는 신호이지 반드시 나쁜 일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막혀 있던 일이 풀리거나 원하던 이동이 이루어지는 해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배우자와 띠가 충이면 궁합이 나쁜가요?

띠는 연지 하나만 보는 것이라 궁합 전체를 판단하기에는 부족합니다. 두 사람의 일간과 일지, 용신의 관계를 함께 보아야 실제 궁합이 드러납니다.

원진은 해와 같은 것인가요?

원진은 子未, 丑午, 寅酉, 卯申, 辰亥, 巳戌로 육해와 일부만 겹치는 별개의 관계입니다. 주로 궁합에서 서로 미워하고 원망하는 기운을 볼 때 따로 참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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